UX

[UX 리서치] 별점 이면의 진짜 목소리를 발견하기(1) - 신한슈퍼SOL VOC

shoooos 2026. 7. 2. 12:48

안녕하세요. 
지난 글에서는 수많은 인터뷰 데이터를 며칠 만에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으로 구조화하는 과정을 공유했었는데요. 오늘은 조금 더 날것의 데이터를 다뤄보려 합니다! 저는 학교 학생증이 신한은행 카드라, 자주 이용하고 있어요. 이번에 신한슈퍼SOL로 통합된걸 보고 과연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도 궁금해져서 한번 VOC 분석을 해보았습니다.

 

들어가며

자사 서비스에 대해 분석할 때 사용자가 직접 남긴 VOC는 그들의 가장 솔직한 감정과 페인 포인트가 응축된 밀도 높은 데이터라 생각합니다. 이번에 분석할 타겟은 최근 금융권의 화두인 통합 슈퍼앱, 신한슈퍼SOL입니다. 금융 앱은 내 자산을 잃지 않게 해줄 것이라는 강력한 신뢰가 베이스로 깔려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신뢰를 지키기 위한 까다로운 보안 절차 탓에 사용자의 피로감이 높아질 수 있는 공간이라, 사용성과 보안 절차 간에 줄다리기를 잘 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은행, 카드, 증권 등 흩어져 있던 기능들을 하나의 앱에 담아내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훌륭한 전략이지만, 과연 이 통합이라는 거대한 목표가 사용자들에게도 매끄러운 경험으로 닿고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어피니티 버블(Affinity Bubble)을 통해 단순한 기능적 불만을 넘어 사용자의 진짜 속마음과 UX의 본질을 발견해나가는 여정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혹시 마케팅 직군이시거나, 또 VOC 분석을 자주 해야하는 분들이라면 이 글이 도움 되실 것 같습니다.

 

어피니티 버블로 앱 VOC 분석하기

어피니티 버블에는 앱스토어 또는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앱 리뷰를 가져와서, 최신 500개의 리뷰를 바탕으로 분석을 진행할 수 있는데요. 특히나 업데이트 이후 우리 앱에 대해서 유저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분석하기에 좋은 기능입니다. 

먼저, 어피니티 버블에서 앱 리뷰 분석하기에 들어가서 분석하고자 하는 앱 이름을 검색합니다. 

어피니티버블의 앱 리뷰 분석 기능 - 앱 스토어 주소 확인

후보로 나온 앱들 중에서, 원하는 앱을 선택하고(저는 첫번째 [신한 슈퍼SOL]을 선택했습니다.) 리뷰 가져오기를 클릭하면 아래에 최신순으로 최대 500개까지의 VOC가 수집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별점부터 날짜, 작성자까지 수집 가능해서 최신 VOC 분석하기에 정말 편하다고 느꼈습니다. 

어피니티 버블의 앱 리뷰 분석 기능 - 수집한 리뷰 확인(최신 500개 리뷰)

 

특정 시점에 쏟아진 74%의 1점 리뷰들

그리고 하단에 스크롤을 내리면, 아래 처럼 리뷰에 대한 타임라인, 별점 분포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텍스트 리뷰가 품고 있는 심층적인 맥락을 들여다보기에 앞서, 데이터가 보여주는 객관적인 수치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데요. 특정 현상이 왜 일어났는지 알기 위해서는, 그것이 언제, 얼마나 강하게 발생했는지를 먼저 파악하는게 필요합니다. 

분석 결과, 전체 500개의 리뷰 중 무려 74%(368개)가 별점 1점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5점(8%)을 제외한 나머지 중간 점수는 사실상 의미가 없을 정도로 양극화된 형태를 보입니다. 또한 리뷰 타임라인을 보면, 6월 말부터 7월 초 사이의 극히 짧은 기간 동안 1점(붉은색 점) 리뷰가 폭우처럼 쏟아지는 듯한 모습이 나타납니다. 

 

이것은 단순히 변화에 대한 저항인가?

하지만 리서처로서 우리는 이 74%라는 거대한 1점 리뷰들을 무비판적으로 맹신해서는 안 됩니다. 대규모 업데이트 직후 쏟아지는 혹평 중 상당수는 새로운 시스템이 객관적으로 나빠서가 아니라, 사용자가 기존에 학습했던 익숙함이 깨진 데서 오는 현상 유지 편향, 즉 관성 파괴에 대한 반발일 경우가 높기 때문입니다. 사용자에게 기존에 잘 사용하던 앱의 변화는 곧 새로운 학습을 강요하는 스트레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예전 앱이 더 익숙했는데 바뀌어서 짜증 나요"라는 단순한 변화에 대한 저항과, "인증 무한 루프 때문에 이체를 할 수 없어요"라는 개선이 필요한 문제를 분리해서 바라봐야 합니다. 어피니티 버블은 바로 이 지점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텍스트의 숨은 맥락을 읽어내는 AI를 통해, 우리는 1점이라는 동일한 별점 아래 뭉뚱그려진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단순한 낯섦과 자신의 목적 달성 실패로 정교하게 분리해 보고자 합니다.

 

통합이라는 공급자의 목표와 파편화된 사용자 경험

우선 500개의 VOC 데이터를 어피니티 버블의 '주제별 관점'으로 묶어보았습니다. 

 

분석 진행중인 모습
어피니티 버블로 신한 슈퍼 SOL 앱 VOC 분석한 결과물

이는 새로운 UI가 낯설어서 투덜거리는 단순 불만이 아닙니다. 절반 가까이가 앱의 가장 근본적인 성능과 코어 뱅킹 기능(이체/송금)의 문제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 앱 구동 오류와 느린 로딩 및 속도 지연 (17%)
  • 앱 개편에 따른 사용자 인터페이스 경험 저하 (16%)
  • 업데이트 후 서비스 성능 저하와 접속 장애 (16%)
  • 송금 및 이체 관련 기능 퇴보와 불편함 (14%)
  • 통합 플랫폼 서비스의 복잡성과 사용 편의성 상실 (9%)
  • 필수 금융 서비스 및 자산 정보 관리의 누락 (9%)

사용자들은 "이전 앱이 더 직관적이었다", "기능이 너무 많아 길을 잃었다"며 통합으로 인한 복잡성에 피로를 호소합니다. 앱의 물리적인 아이콘은 하나로 합쳐졌지만, 사용자의 멘탈 모델에서는 연결되지 않은 모습을 보입니다.

 

VOC의 주 유저는 안정성을 요구하는 장기 유저들

그렇다면, 업데이트 이후 이토록 강하게 목소리를 냈던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저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어피니티 버블의 퍼소나 분석 기능을 활용해보았습니다. 그 결과, 전체 리뷰어 중 무려 44%가 '안정성 요구 장기 유저'로 묶여 나타났습니다. 그 뒤를 이어 '직관성 선호 학습 유저(20%)'가 두 번째로 큰 그룹을 형성하고 있었고, 새로운 변화를 반기는 '긍정적 수용 만족 유저'는 13%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중요한 사실을 말해줍니다. 금융 앱에서 가장 가치 있고 핵심적인 고객은 화려한 부가 기능이나 새로운 이벤트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시스템을 믿고 자신의 자산을 묵묵히 맡겨온, 바로 저 장기 유저들입닌다. 이들은 기존 앱의 프로세스와 UI에 완벽하게 적응하여 자신만의 효율적인 멘탈 모델을 구축해 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비즈니스적 goal을 위해 슈퍼앱 통합을 거치면서 화면 구조가 바뀌고, 백엔드 연동 지연으로 앱 구동이 느려지고, 가장 자주 쓰던 이체 메뉴도 숨어버렸습니다.

 

"난 당연히 잘 작동할 줄 알았지"

그렇다면 충성도 높던 44%의 장기 유저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용자들은 새로운 신한슈퍼SOL에 구체적으로 어떤 기대를 걸고 있었을까요? 사용자가 겉으로 드러낸 뾰족한 불만("앱이 느려요", "이체가 안 돼요") 이면에 고요하게 자리 잡고 있던 진짜 전제조건, 즉 암묵적인 기대를 어피니티 버블을 통해 추출해 보았습니다.

어피니티 버블의 '암묵적 기대' 옵션으로 분석해본 결과

 

사용자들이 바랐던 것은 결코 대단하고 혁신적인 신기능이나 화려한 혜택이 아니었습니다.

  • "원활하게 작동할 줄 알았다" (23%)
  • "단순하고 직관적일 줄 알았다" (22%)
  • "기존 기능이 유지될 줄 알았다" (18%)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는 상위 3개의 기대(총 63%)를 살펴보면, 금융 앱으로서 당연히 갖춰야 할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들뿐입니다. 앱을 켜면 튕기지 않고 정상적으로 열리며, 원하는 메뉴를 헤매지 않고 찾을 수 있고, 어제 쓰던 이체 버튼이 오늘도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는 아주 소박하고 당연한 전제들입니다.

여기에 "기능 통합이 관리를 쉽게 해줄 줄 알았다(6%)", "편리하게 이체될 줄 알았다(9%)"라는 버블도 눈에 띕니다. 공급자는 통합을 여러 기능을 한 곳에 모아두는 물리적인 결합으로 접근했지만, 사용자들은 통합을 나의 수고를 덜어주고 알아서 관리해 주는 매끄러운 경험으로 기대했지 않을까요?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와 달리 구조는 더 복잡해졌고 이체마저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업데이트가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 줄 알았다(8%)"며 설레는 마음으로 앱을 켰던 사용자들의 긍정적인 기대는 불만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는 흔히 사용자의 기대를 뛰어넘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데이터는 우리에게 훨씬 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과연 사용자가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믿는 암묵적 기대를 단단하게 지켜주고 있는가?"

이번 분석을 진행하며 비즈니스가 지향하는 슈퍼앱이라는 거대한 목표가, 정작 사용자가 발 딛고 서 있는 안정성이라는 일상의 지반을 흔들어버린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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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finity Bubble

어피니티버블은 대량의 정성적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시각화하는 AI 도구입니다.

affinitybubb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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